선거 후유증 털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선거 후유증 털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 전주일보
  • 승인 2016.04.2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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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규 한국신문학인협회 사무국장

4·13 제20대 총선이 치러진 지 보름이 지난다. 이번 총선을 큰 틀에서 본다면 새누리당의 참패와 더민주당의 승리, 그리고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명실상부한 제3당에 안착했다. 특히 국민의당이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호남 28석(광주·전남18, 전북 10석) 가운데 23석을 석권, 호남의 맹주로 등극했다. 확고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담당할 교두보를 마련한 것에 의미가 크다 하겠다.

한마디로 이번 선거는 경제악화로 인한 실업난에 지친 많은 젊은층이 투표에 가세하면서 새누리당의 국회 과반의석 저지와 함께 박근혜 정부의 경제실정을 표로 심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의 패배는 공천파동 등에 따른 민심이반이다. 자업자득이다. 이에 더민주당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며 제1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정치적 새 모멘텀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선거의 승패를 떠나 여야는 아직도 선거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선거 참패 책임과 지도부 구성을 놓고 친박과 비박이 다시 충돌하고 있다. 이런 계파갈등은 결국 차기 당권 싸움에 있다. 호된 민심의 회초리를 맞고서도 고질적인 계파 싸움을 그만두지 못하는 한심한 모습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만 몰두하고 있으니 이게 어디 집권당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집안싸움 때문인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주 지지율은 전주 대비 10%포인트 폭락해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22일 발표한 4월 셋째 주 정례 여론조사를 보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9%였다.

이러한 새누리당의 선거참패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야당 출신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오죽했으면 한화갑 전 대표를 영입대상으로 삼았겠는가. 이번 주 들어서는 원외에서 구원투수를 영입할 계획이라 한다. 여권은 지금 총선 참패로 어수선한 당 내분을 잘 추스르는 새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더민주도 속사정은 복잡하다. 총선에서 승리하고 제1당이 됐지만 당 내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석 달 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하면서 비례대표 2번 보장과 함께 “대선까지 당을 이끌어 달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에게 당권을 줬다면 김 대표는 무엇을 보답해 주기로 했는지, 그것이 ‘대선후보’인지 밝혀야 한다. 그렇잖아도 더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김종인 대표를 두고 “셀프공천도 문제지만 셀프 합의 추대는 북한노동당 전당대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차기 당 대표 합의 추대설이 돌고 있는 김 대표를 향해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 간 것도 아니고, 비리혐의로 돈 먹고 감옥 간 사람은 과거사라도 당 대표에서 원천 배제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김 대표가 1993년 5월 동화은행으로부터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구속된 것을 가리킨다.

이번 총선은 또 각종 유언비어나 비방 등 ‘네거티브 선거전’에 따른 정당과 후보자간 고소·고발사건도 어느 때보다 많았다. 특히 전북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치열한 경쟁이 치러지면서 상호 고소·고발이 난무했고, 한때 동지였던 관계가 적으로 돌아서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정치에서도 스포츠만큼이나 승자와 패자의 길이 분명하다. 어찌 보면 정치야말로 스포츠 세계보다 더욱 치열하고 인정사정없는 무한경쟁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이고, 패자가 있으면 승자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패자의 자세다. 패자는 말이 없어야 하고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흔히 패배의 원인을 따져보면 1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승자와 그편에 있는 분들이야 한없이 복되고 즐거운 일이지만, 패한 사람이나 그편에 서 있던 분들은 극심한 선거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승자에게는 축하를 보내고 패자에게도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 승패도 그렇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화복과 고락은 교대해가면서 있기 마련이다.

신영규/한국신문학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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