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거·에일 맥주
라거·에일 맥주
  • 전주일보
  • 승인 2016.04.2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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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beer)'라는 맥주의 어원은 곡물과 맥이 닿아 있다. 라틴어의 '마시다(bibere)'에서 유래했다고도 하나, 게르만족의 언어 중 곡물을 뜻하는 '베오레(bior)'에서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기 때문이다.

맥주는 기원전 농경시대부터 시작돼 그 역사가 어림잡아 7천년은 웃돈다고 한다. 맥주의 탄생에 얽힌 여러 얘기들 가운데 재미있는 것은 엉뚱하게도 고대 이집트의 한 여인이 덜 구운 빵을 물에 떨어뜨린 데서 맥주가 만들어졌다는 설이다.

며칠 뒤 여인이 그 물을 마셨는데 왠지 기분이 몽롱하니 더 없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자연발효로 만들어진 맥주인 셈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벽화에서 이미 맥주가 등장하고 있어서 사람들은 이때부터 인류가 맥주를 즐겼다고 추측하고 있다.

전 세계 맥주의 종류를 따지면 무려 2만 종이 넘는다고 하니, 세계 어딜 가도 맥주 없는 곳은 없다. 한 때 중세시대에는 워낙에 다양한 종류의 맥주들이 경쟁을 벌였다고 한다.

조금 더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 맥주에다가 심지어 뱀 껍질, 삶은 달걀, 소 쓸개즙까지 첨가했다는데, 급기야 독초가 등장하면서 독일 바이에른 공화국의 빌헬름 4세는 1516년 '맥주 순수령'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즉 맥주를 만드는데 보리, 홉, 물 이외에는 넣지 못하도록 한 것인데, 말하자면 이것이 세계 최초의 '식품법'이었던 셈이다.

하이트진로와 OB맥주가 우리나라 맥주 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라거(Lager·하면발효) 맥주 대신 '기네스', '호가든', '포터' 등 수입 맥주에서만 맛볼 수 있던 에일(Ale·상면발효) 맥주를 출시해 맥주 경쟁도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하이트가 2013년 9월 국내 맥주업체 중 처음으로 에일 맥주인 '퀸즈에일'을 내놓은데 이어 OB도 3월 '에일스톤'을 출시하며 에일 맥주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이제 한국 맥주도 깔끔하고 상쾌한 맛을 내며 도수가 비교적 낮은 라거 맥주와 알코올 도수가 더 높고 향이 풍부하며 쓴 맛이 강한 에일 맥주 등 맥주 맛의 다변화를 꾀하게 됐다.

맥주의 다양화를 통해 2012년 한 해외 언론이 지적한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맥주에 비해 맛이 없다"는 혹평을 불식시켰으면 한다.

윤종채/무등일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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