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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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일보
  • 승인 2016.02.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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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간호사의 '나이팅게일 선서문' 첫 문장이다.

간호사가 없다면 환자나 의사들이 하루하루를 견디어 낼 수 있을까. 직업의 독일어인 '베루프(beruf)'의 어원은 '신의 부름을 받았다'는 의미다. 지구상 3만5천여 개 직업 가운데 의사와 간호사만큼 그 원초적 의미에 부합하는 직업은 많지 않다. 의사와 간호사는 전쟁터에서도 생명과 안전을 보호받도록 제네바 협정에 규정돼 있다.

많은 국민들에게 간호사의 이미지는 성실하고 배려심 깊고 희생의 미덕이 있는….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없어선 안 될 공기와 같은 존재이다. 하얀 가운을 입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열이 뜨겁던 이마를 조심스럽게 짚어보던 내 유년기의 간호원 누나도 그랬다.

최근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마음대로 임신조차 하지 못하고, 순번을 어겨 임신하면 임신한 사실을 숨기거나 중절까지 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고된 노동강도로 근무 중에 소변을 보러가지 못한다거나, 오전·오후·밤 근무조로 나눈 3교대(8시간씩 교대·주 40 시간)로 인해 높은 유산율을 보이는 등 간호사의 열악한 노동조건 문제는 비일비재하다.

정부가 2015년부터 보호자 없는 병원, ‘포괄간호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간병이 필요한 환자에 대해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가족이 간병할 필요 없이 병원의 간호인력이 종합적인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관건은 간호인력이다. 국내 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입원환자는 15∼20명이다. 미국의 5명, 일본의 7명, 영국의 8∼9명 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가 늘어야 한다. 매년 간호사가 2만 명 배출되지만 70% 정도만 취업한다.

취업해도 31%가 1년 이내에 퇴직한다. 이 때문에 현재 간호사 면허를 보유한 31만명 가운데 약 43%인 13만4천명만 실제로 병원에서 근무하는 실정이다. 국내 간호사 10명 중 6명의 면허는 활동하지 않는 ‘장롱 면허’인 셈이다.

간호사 1명을 배출하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해도 쉬고 있는 간호사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일·가정 양립 여건을 마련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병원,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도 급선무다.

윤종채 /무등일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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