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의 생물학
키스의 생물학
  • 전주일보
  • 승인 2016.01.31 1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의 감정에서 비롯되는 키스는 우리 몸에 강하고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열정적인 키스를 하는 동안 혈관은 팽창하고 뇌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도 평상시보다 더 많아진다. 호흡은 가빠지고, 볼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맥박이 빨라지며 동공도 확장한다.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것은 동공의 확장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더욱이 키스하는 동안 우리의 뇌, 혀, 얼굴 근육, 입술, 피부 세포에서는 끊임없이 신경 자극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호르몬과 신경 전달물질을 분비하도록 촉진한다. 이른바 황홀한 키스는 자연적인 환각 상태를 느낄 수 있게 하는데, 이는 기분을 들뜨게 하는 엔도르핀 분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이 심할 때는 키스에 몰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해외 언론에 보도된 네덜란드 연구진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10초 동안 키스하면 서로의 입을 통해 세균 8천만마리가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21쌍의 커플 42명에게 미생물이 함유된 생균 음료를 마시게 하고 10초 동안 키스하도록 한 뒤 커플의 입안 세균을 검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렘코 코트 박사는 "많은 연구 결과 키스를 통한 박테리아 공유가 면역증진에 도움이 된다"면서 "이런 점에서 키스는 건강한 행위"라고 말했다. 이는 물론 키스하는 상대방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태국의 유명 관광지 파타야에서는 매년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키스 오래하기 대회가 열리는데 참가자들은 음식과 물도 빨대를 통해서 공급받고, 화장실도 심판과 함께 입을 맞춘 상태로 간다. 그렇게 작성한 세계 최고기록은 58시간 35분 58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키스 오래하기 대회'를 주최측인 페이스북 커뮤니티 '닥치고 일단 모여'가 공지를 통해 취소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자들이 1인당 5천원씩 내는 참가비 전액을 우승커플 상금으로 쓸 예정이었는데 300여명이 신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싱글들에게 즉석에서 커플을 이어주고 초등학교 5학년생이 4학년 여학생을 커플로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정성 논란이 제기돼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제 공공장소에서의 키스 금지 규정도 마련해야 할 판이다.

윤종채/무등일보 논설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