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에 호남 있나... '립서비스도 사라졌다'
새정연에 호남 있나... '립서비스도 사라졌다'
  • 고주영
  • 승인 2015.11.2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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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지역 국회의원, '문안박' 체제 등 현안의견 교환... 문대표 사퇴촉구-탈당 시사 등 후폭풍 예고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기간을 맞아 잠복기를 맞았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내갈등이 다시 표출되고 있다.

특히 오는 29일 예정된 안철수 의원의 입장발표 결과에 따라 새정연의 내홍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연 소속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은 26일 회동을 갖고 문안박(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공동지도체제 등 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마련한 이날 회동에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비롯 유성엽 김동철 전정희 최규성 황주홍 신정훈 박민수 임내현 장병완 김성곤 김승남 강기정 김성주 강동원 김영록 이개호 박혜자 이춘석 김춘진 김관영 이상직 의원 등 주류-비주류를 막론하고 22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동은 주로 문대표의 호남홀대론에 대한 비난과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하위 20% 물갈이' 추진 등에 대한 강한 성토가 주를 이뤄,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이제는 호남에 대한 립서비스 마저도 사라졌다"면서 문 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는 한편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호남 민심 복원이 취우선'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또 일부 의원들은 탈당도 불사할 수 있다고 밝혀 상당한 후폭풍이 예고된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우리 당은 호남을 뿌리로 둔 당이기 때문에 호남민심 복원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수도권-호남권이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생각해보면 열린우리당 이래 호남은 개역과 청산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 이상 호남이 어떻게 죽느냐, 통합 단결해서 정권교체로 가야하며 이것이 지금까지 당에 남아있는 이유"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문·안·박에 호남은 없고 이제는 '립서비스' 마저도 사라졌다"면서 "문 대표로는 안된다, 민심과 명분이 갖춰졌다"며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강동원 의원도 "호남 민심이 호남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 퍼지고 있다. 수도권에 사는 호남민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겠다고 단언적으로 말한다"고 거칠게 성토했다.

유성엽 의원은 주승용 최고위원도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표가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면서 여러가지 미봉책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수석최고위원이라도 지도부로서 확실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대표가 안움직이면 최고위원이라도 움직여야한다"면서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

이처럼 호남지역 의원들이 사실상 문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일부에서는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오늘 또는 29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 제안에 대한 안철수 의원의 입장 발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가는 안 의원이 공동지도체제 제안을 수용할 경우, 당내 갈등이 수그러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거부할 경우,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론이 제기되는 등 내홍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호남지역 의원들은 이번 문안박 공동지도체제를 사실상 영남지도부로 호남을 홀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안철수 의원의 수락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안 의원이 공동지도체제를 수락할 경우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고주영·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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