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귀향
설 귀향
  • 황인봉
  • 승인 2008.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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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고달프거나 외로울  때 늘 고향을 떠올린다. 정지용 시인은 시 ‘고향’에서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라고 했지만 ‘향수’에서는 ‘꿈에도 잊지 못할 곳’이라고 읊었다.

박두진 시인은 ‘고향에 다시 갔더니’란 수필에서 ‘언제나 간다 간다 하면서도 가지지 않는 곳이 고향이요, 갔다 오나 안 갔다 오나 마음에 남아서 아쉽고 안타까운 곳이 또한 고향’이라고 썼다.

고향은 사람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향수이며 삶에 대한 긍정적 목표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또 기다리는 피붙이가 있고 따뜻한 인간미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고향과 고향사람들을 잊지 못한다. 고향 가는 길이란 말을 되뇌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생각은 옛날로 치달아 간다.

민족 고유의 명절 설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귀성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해마다 ‘사상 최대’ 혹은 ‘민족 대이동’ ‘귀성전쟁’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설맞이 풍경이다. 선물꾸러미를 양손에 들고 자녀와 기차, 버스, 승용차에 오르는 모습은 언제봐도 푸근한 풍경이다.

설은 차례 지내고 세배 드리고 성묘하는 것 외에 농촌과 도시사람들의 만남, 그들이 나름대로 지니고 있는 세상을 보는 눈, 이 사회를 진단하고 고쳐나가는 방법에 대한 의견교환등 소위 명절민심이란 것을 만들어 낸다.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이 명절민심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특히 올해는 새정부 출범과 총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아 더욱 그렇다.

설은 또한 가족·친지·이웃을 생각하게 하며 우리 자신의 존재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더불어 사는 사회공동체의 일원임을 각인시켜준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확인 이라면 우리들 보통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것을 같이 즐기지 못하는 설이 서럽기만 한 소외된 이웃의 아픔과 울분을 쓸어주고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한다.

우리는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 별식이라도 만들면 울타리 너머로 이웃에 건네면서 정을 나눴다. 그것은 우리의 미풍양속이었다. 이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명절의 진정한 의미는 사랑·나눔·화합 이다.

/부안 = 이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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