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운 눈으로 본 스톡홀름시 청사
부러운 눈으로 본 스톡홀름시 청사
  • 전주일보
  • 승인 2015.09.3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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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규 전주시의원

지난 8월 18일부터 27일까지 전주시의회의원 13명은 복지·문화·도시재생‘을 주제로 북유럽의 부국(富國)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를 다녀왔다. 이들 세 나라는 북해와 발틱해 사이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형제처럼 이웃하며 바이킹민족의 자랑스러움을 지켜오고 있었다.

주변 러시아와 독일 사이에서 외교적 중립을 지키며 성장한 세 국가는 강대국 사이에서 경제발전을 이뤄 이제는 명실공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주목할 것은 중국, 일본의 강대국 사이에서 성장한 반도국가 한국과비슷한 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과거부터 부유한 나라가 아니라 근대 100년 사이 국가발전을 비약적으로 이뤄냈다. 교육경쟁력이 강하고 복지제도가 잘 발달돼 있어 연수대상국으로 선호하는 나라와 도시들이다.

많은 연수경험을 가진 필자로서는 이번 연수를 우리의 현실에 어떻게 접목하고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많은 시간을 준비했다.

연수는 5차례의 사전 준비 미팅, 시민단체 전문가로 구성된 연수계획서 심의 평가 후 이뤄진다. 연수가 어려운 것은 눈으로만 보고 돌아오는 것이 아닌, 방문 도시들의 축적된 전통과 제도, 법률 정책 등을 배우는데 있다.

패키지여행이 아닌 연수는 현지가이드가 분야별 전문가이드이어야 하고 통역능력 등 연수도시의 관청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어야하나 대부분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고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방의회 역할 중 하나는 정책의 제안, 조례의 제정, 선진문물의 교류를 통한 새로운 정책 도입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여건을 충족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그 도시의 대표적인 사업을 벤치마킹하여 현장을 확인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공식기관 방문을 택하고 있다.

연수대상국가 기관에 전주시의회에서 작성한 질문서를 미리 보낸 후 현지에 도착해 자료를 수집하고 관계자의 설명을 듣는데, 자료나 문서교환이 어려워 애가 탈 때가 많다.

첫 번째 방문기관은 핀란드 헬싱키 사회복지보험청 산하 사회복지연구소였다. 국제부 상담연구원으로부터 연금제도, 기초수급자, 사회복지보험청 시스템을 듣고 질의응답까지 마무리했다.

세 국가의 공통점도 한국과 비슷했다. 고령화사회에 진입하여 연금지급 시기는 65세이나 72세로 연장하기 법안제출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또한 최저생계를 지원해주고 최악의 빈곤을 벗어나는 수준으로 극빈자를 줄이는 사회를 만드는 인권국가를 지향한다고 했다. 문득 한국의 동사무소에 배치된 사회복지 전문요원들의 과중한 업무를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떠올랐다.

다음날은 한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했는데 오래 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우리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청년일자리는 북유럽에서도 사회적 이슈였고 이슬람국가들의 난민문제도 핫뉴스였다.

북유럽의 수도인 스톡홀름, 헬싱키, 오슬로시청은 시청사 내부 홀이 넓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노벨상을 제정하여 수상을 하는 도시와 나라로 매년 12월 10일이면 스톡홀름 오슬로시청사는 시상과 연회로 뉴스의 초점이 된다.

이들 시청사의 넓은 1층 로비는 시민들이 모여 대화를 즐기고 결혼식을 하는 장소로 이용되는가하면 관광객들이 깃발을 들고 모이는 곳이기도 했다. 스톡홀름시의 랜드마크가 된 시청사는 현지여행사 가이드 안내를 받아 유료입장만 가능한 관광명소로 시청사가 관광1번지라는 점에서 여간 부러운 게 아니었다.

일행은 내리는 비를 맞으며 오슬로시의 대표적 도시공원인 비겔란드 공원으로 이동했다. 90여년 된 공원은 숲으로 울창했는데 827m의 주요 산책로는 조각가들이 13년간 작업한 수백 여점의 작품이 설치된 조각공원이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조각가 베겔란드와 그 제자들이 만들었는데 행정에서는 일체 간섭을 하지 않고 조각가들에게 모든 작업을 일임했다는 설명이었다.

오슬로시 관계자는 비겐란드 조각공원으로도 엄청난 관광수익을 올리며 오슬로 시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명소가 되었다고 자랑했다. 이렇듯 문화는 가끔 엉뚱한 발상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여정의 연수에 대표적인 장소마케팅과 제도 시스템을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연수 결과물을 풀어내고 응용, 활용하는 문제는 시의원들의 사명이다.

이번 연수는 말로만 듣던 선진국 정책의 장단점을 확인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을 도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생산적인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김남규/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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