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약촌 살인사건’, 정말 부끄럽다
익산 ‘약촌 살인사건’, 정말 부끄럽다
  • 고주영
  • 승인 2015.07.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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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이 재조명됐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5년 전인 2000년 익산에서 발생한 약촌 살인사건을 파헤쳐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택시기사 살인사건으로 구속돼 10년 수감 생활한 피의자의 무죄 증거를 제시해 시청자의 관심을 모았다.

또 진범이 따로 있다는 여러 제보자의 진술도 공개했다. 이는 진범을 두고도 엉뚱한 소년을 살인범으로 만든 당시 익산경찰서 사건팀에 대한 대중의 분노로 이어졌다.

이를 반증하듯 익산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경찰의 직무유기와 사건 재조사를 촉구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유게시판에 “뉘우치고 바로 잡아라”, “경찰 못 믿겠어”,“민중의 지팡이?”, “익산은 가지 않겠다”등의 강력한 항의를 쏟아내고 있다.

TV프로그램은 사건 연루자를 인터뷰하는 등 신빙성에 초점을 맞춰 방영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만인이 공분할 일이다.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경찰의 강압과 폭행에 굴복해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면 이미 만신창이가 된 소년의 미래와 잃어버린 세월은 무엇으로 치유 할수있을까.

백 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 수사의 원칙이다. 수사 이전에 인권이고, 최소한의 도덕이다.

당시 담당 수사관들은 국가 공무원으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최소한의 양심도 없었다. 조폭보다 더한 무자비함만이 있었을 뿐이다.

​하물며 공권력이 죄 없는 어린 소년을 범인으로 몰아 억울한 옥살이를 시켰다면, 국민의 관심은 수사의 기본을 어긴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공권력의 이름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고 누명을 씌운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다음달 9일로 끝 난다. 그때까지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법 집행의 준엄함을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

나아가 단순히 한사람의 억울함을 푸는 일을 넘어 우리사회가 공정한 법치가 이뤄지는 사회, 정의가 바로선 사회임을 이번 기회에 확인해야 한다. 수사당국의 각성을 촉구한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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