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여경이 되고파...' 맨발여경 최현주 순경을 만나다
"감성 여경이 되고파...' 맨발여경 최현주 순경을 만나다
  • 길장호
  • 승인 2015.07.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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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약자의 입장에서 따뜻한 경찰이 되고파...'

7월 1일은 제63주년 여경의 날이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날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여성경찰관의 사기진작 등을 위해 지난 1946년 제정됐다.

여경이 신설 된지 올해로 69년째를 맞았지만 남성 경찰관에 비하면 여경은 여전히 소수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경찰 11만169명 중 여성경찰은 1만351명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 여경채용목표제가 시행됐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경비율은 9.4%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여경은 남성경찰관들이 하기 어려운 성범죄 관련 피해자 상담과 가출아동 등에 대한 업무는 물론 수사와 형사 분야에서도 여성특유의 섬세함으로 탁월한 업무성과를 보이고 있다.

1일 여경의 날을 맞아 지난 5월 초 ‘맨발 여경’으로 전국에 화제가 됐던 진안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최현주 순경(26)을 만나, 여경으로서 활동과 애로사항, 포부 등을 들어봤다.

최 순경은 지난 5월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에 참여했으며 당시 치매 노인을 발견해 후송하던 중 추위에 떨고 있는 할머니의 차갑게 식은 발을 봤다. 최 순경은 당연하다는 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자신의 신발과 양말을 치매 노인에게 벗어줬다.

이후 맨발로 구급차 이동침대를 밀고 가는 헌신적인 모습이 경찰헬기 부기장의 휴대전화 영상에 찍혀 세상에 알려졌다.

감성 영화같은 그녀의 행동이 세간의 주목을 끌었고, 잠시나마 전국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사실 딱딱한 경찰의 이미지와 그녀의 하얗고 작은‘맨발’이 대조를 이뤘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 맨발의 그녀가 감동을 준 이유는 응급 상황에서 그녀가 보여준 세심함, 희생, 약자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새내기 경찰로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경찰의 임무 수행에 있어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배려가 왜 중요한지,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또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보여줬다.

경찰에 입문한지 11개월 가까운 최 순경은 현재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 주로 예민한 부분을 다루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사회적약자인 이 부서에서 최 순경은 다루기 힘든 상담이나 보호, 때론 아픔을 함께 공감하면서 따뜻한 감성을 가진 경찰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 순경은 "이런 희생과 공감 등이 경찰이 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피해자들이 고맙다고 알아봐 주실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경찰조직의 특성으로 인해 어려웠던 점도 회상했다.

최 순경은 "첨엔 동등한 경찰로 보기보다는 여자 경찰로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고, 지금은 동등한 입장에서 봐주기 때문에 큰 애로사항은 없다"며 잔잔히 웃었다.

최 순경은 "경찰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지만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어려움을 토로할때 그 입장에서, 같은 마음으로 변함없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경찰이 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길장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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