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
  • 전주일보
  • 승인 2015.05.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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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기립박수 속 엔딩 크레딧… 한국영화 미래 밝혔다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해보다 10%를 상회하는 관객 수 증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지난 9일 저녁 11시 50분 상영이 종료된 릴 퀸퀸(감독 브루노 뒤몽)을 마지막으로 영화제 일정을 마친 전주국제영화제는 작년보다 6,874명이 증가한 7만5,351명(지난해 6만8,477명)의 총 관객 수를 기록했다. 좌석점유율은 76.2%, 매진회차는 총 176회차를 기록했다.

▲ 상영회차, 상영관, 스크린 당 좌석 수 확충으로 관객들의 관람권, 선택권 확대
6일간의 황금연휴 기간이었던 2014년에 비해 징검다리 휴일(5월 4일 평일)이 끼어있는 상황에서도 10%를 넘는 관객 수 증가를 기록한 것은 공간, 상영관, 프로그램 등의 ‘외연 확장’을 기조로 내세운 16회 영화제의 정책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스크린 당 평균 좌석수가 236석에 달하는 ‘CGV전주효자’를 새로운 상영관으로 편입하여 상영관 수(17개 상영관으로 작년 대비 4개 증가)와 상영회차(440회차로 작년 대비 109회 증가), 전체 좌석수(9만8,886석으로 지난해보다 1만7,422석 증가)를 비약적으로 늘인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좌석 수 확대로 많은 관객들이 매진 푯말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아쉬움을 극복함으로써 관객들의 관람권이 크게 신장되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린 첫 주 토요일(5월 2일)의 경우, 2014년보다 7회나 매진회차가 많았지만(46회차 매진) 상영관 수 확대로 매진이 되지 않은 대체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예년이라면 수용할 수 없었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입했으며, 이로 인해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상영관과 좌석이 확대되면서 늘어난 관객 수에도 불구하고 관람의 기회는 대폭 확대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공간 확장으로 인한 분산 효과, 상영의 질과 서비스 개선 
CGV전주효자를 새로운 상영관으로 추가하면서 ‘영화의 거리’에 집중 포화되었던 관람객이 일부 분산되는 효과를 보였다. 5월 1일부터 6일까지 6일간의 상영만 있었지만 총 관객 수 대비 CGV전주효자의 점유율은 35%에 달했다. 또한 5월 1일부터 6일까지 열린 야외상영으로 19.6%의 관객이 오후 8시에 진행되는 야외상영작을 관람하기 위해 전주종합경기장으로 이동하였다. 이는 기존의 ‘영화의 거리’에 관객들이 집중되었던 양상이 다소간 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첨단 상영관의 편입으로 인해 상영의 질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게스트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국제경쟁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그리스 배우 반젤리스 모우리키스는 “심사를 하면서 전주 극장들의 시설이 훌륭함을 느꼈다. 해외 영화제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며 심사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만족을 표했다. 국제경쟁에 초청된 J.P 발케아페 감독 역시 “최선의 환경에서 관객과 만나는 것은 모든 감독들의 꿈”이라며 “큼직하고 좋은 시설에서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 흡족했다”고 덧붙였다.

상영관 간 거리, 피크 타임 때의 교통체증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확충된 셔틀버스 운행, 정시입장 완화 등의 정책을 통해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5월 1일부터 6일까지 총 860여 회의 셔틀버스를 운행했고, 이 기간 셔틀버스를 이용한 이용자 수는 15,080명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상영시작 5분, 15분, 두 차례 입장을 시행하여 교통체증으로 인한 셔틀버스 지연 도착을 대비했다.

 

▲남미영화의 강세, 한국영화의 새 얼굴 발굴
16회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작들의 면면을 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남미영화’의 강세가 여전하며, 미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신인감독들의 등장이 눈에 띈다. 국제경쟁 대상에는 변방의 시인(감독 쥐 안치), 작품상은 자상(감독 리카르도 실바), 심사위원특별상은 전쟁을 준비하라(감독 루카스 발렌타 리너)가 선정됐다.

한국경쟁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감독 안국진), 한국단편경쟁은 토끼의 뿔(감독 한인미)이 각각 대상을 차지했다. 국제경쟁 부문 주요 상 3개 중 2개를 남미영화가 가져갔을 만큼 남미영화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한국영화 영역에서는 영화학교 출신의 새 얼굴들이 한국영화의 미래를 밝게 해줬다.

▲ 프로그램 내실, 참신한 기획, 전시 대한 호평
탄탄한 내실을 다진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전주영화제가 오랫동안 유지했던 발굴, 대안의 정체성을 확고히 함과 동시에 세계영화의 다양한 경향을 망라하는 수준 높은 프로그래밍이었다는 것이 중평이다. 200편으로 상영작 수를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수준을 향상시켰고,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었던 작품들에 대한 발굴의 기획도 돋보였다.

섹션 별로 점유율 분포를 보자면 한국단편경쟁(98.7%), 한국경쟁(92.5%), 전주프로젝트: 삼인삼색2015(88.7%), 시네마페스트(81.3%), 몰락한 신화: 그리스 뉴웨이브의 혁신(75.9%) 등이 인기를 얻었다. 특히 ‘스페셜 포커스’에 포함된 그리스 뉴웨이브 영화에 관한 기획 프로그램 ‘몰락한 신화: 그리스 뉴웨이브의 혁신’의 경우 ‘특별전’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75%를 상회하는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는 호조를 보였다. ‘그리스 뉴웨이브 특별전’ 등 월드시네마의 새로운 경향에 대한 시의적절한 기획을 비롯 ‘시네마톨로지’ 섹션의 신설을 통해 교육적 기능 강화, ‘익스팬디드 시네마’의 양적, 질적 확대도 수확으로 꼽힌다.

2015년 의욕적으로 기획한 두 개의 기획 전시 프로그램은 참신한 시도로 내외의 호평을 받았다. 전주영화제작소 1층에서 열린 왕빙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한 전시 ‘왕빙: 관찰의 예술’은 영화제 기간 동안 1,6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영화의 거리, 전주영화호텔, 갤러리 ‘백희’ 등지에서 열린 ‘100 Films, 100 Posters’ 전시도 새로운 프로그램 이벤트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했다. 특히 영화의 거리에 설치된 ‘현수막’ 전시는 기간 내내 시민들의 사진촬영 명소가 되었고, 이후 전주영화제 만의 독창적인 전통으로 이어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민에게 한 발 다가선 ‘광장의 축제’로 거듭나
외연 확장과 더불어 시민들과 함께 하는 ‘광장의 축제’를 선언했던 것도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진행된 야외상영 프로그램은 62.7%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야외상영작에 대한 예매 열기는 4월 30일에 공개된 개막작 소년 파르티잔이 상영 전날인 29일(수)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서두를 열었고, 5월 1일에 상영된 트래쉬는 80.5%, 2일에 상영된 러덜리스는 87.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라이드의 상영일인 5월 3일에는 하루 종일 흩뿌린 호우로 상영 5분 전까지 상영 여부를 고심하였으나, 700여명의 시민들이 우의를 입고 이동 없이 차분하게 영화를 관람하는 진풍경을 연출하면서 야외상영이 전주국제영화제의 새로운 관람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야외상영과 더불어 전주종합경기장 외부인 지프라운지에서는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었다. 버스킹 공연, 전시, 라디오 공개방송, 플리마켓 등 시민과 관람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프라운지와 ‘영화의 거리’ 내에 위치한 지프광장에서 열렸다. 버스킹 공연 팀 다수는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들로 구성되어, ‘전주’라는 지역성을 살리는데 일조하였다.

▲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전주프로젝트마켓
7회를 맞은 ‘전주프로젝트마켓(JPM)’은 160여개 투자·제작·배급사에서 총850명이 참가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기존 7일에서 4일로 행사를 압축적으로 진행하면서도 참여업체 규모나 인원에서 증가추세를 보이며 내실이 보다 탄탄해졌음을 증명해 보였다. 참신한 영화기획을 선보이는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JPP)에는 총 316명이 피칭 현장에 참석했으며, 비즈니스 미팅에는 CGV아트하우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영화사 진진 등 국내 유수의 투자/제작사 23개사가 참가하여 80회의 미팅을 진행했다.

올해 신설된 ‘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는 총 138명의 관계자가 참석하면서 배급사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 냈으며, 6일간 진행된 비디오 라이브러리는 263명(전년138명), 784회(전년 339회)를 보이며 전년대비 거의 2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전주프로젝트마켓 행사 중 유일하게 일반 관객의 참석이 가능한 오픈포럼의 ‘인더스트리 컨퍼런스’에는 92명, ‘JPM클래스’에는 41명의 관객이 참석하여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마무리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총 관객 수 증가, 프로그램 편수 증가와 내실 확보, 시민친화적인 프로그램의 증대 등 외연의 확대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서 "이같은 새로운 시도를 정리, 2016년 17회 영화제를 위한 정비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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