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창구 폐쇄의도 아니길
언론창구 폐쇄의도 아니길
  • 소재완
  • 승인 2015.02.25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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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청사 보수보강공사···

익산시가 청사 안전에 문제가 있어 보수보강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4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인데, 혹시 있을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산재 안정행정국장이 브리핑 룸을 찾아 설명했다.

최근 들어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전국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다 보니 시가 서둘러 대책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안전을 위한 조치인 만큼 시의 업무행태에 대해 나무랄 이유는 없다고 본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모현동 우남아파트도 긴급대피명령을 내리지 않았던가.

한데, 시청사 보수보강 공사의 내용을 들어다 보니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 드러난다.

공사가 진행되면 실과 사무실이 부족하게 되는데, 그동안 대언론 창구로 활용했던 브리핑 룸을 사무공간으로 활용해 이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언론인은 많지 않다. 브리핑 룸에 대한 특별한 언급 없이 그곳에 실과사무실이 들어서면 자연스레 기자실이 없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더욱 아연한 것은 브리핑 룸이 없어지는데도 별다른 후속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가졌다는 대목이다.

홍보관을 활용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브리핑을 하겠다는 취지지만 출입기자들은 결국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생활관에 일부 부서를 옮겨 업무를 보겠다는 계획도 ‘구색 맞추기’가 아닌지 의심할 정도다.

익산시는 그동안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가져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브리핑 룸을 폐쇄하겠다는 말이 기자회견 전부터 간간히 흘러나왔다.

듣기 싫은 소릴 한다고 기자실을 폐쇄하겠다는 것은 민선자치의 정신으로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언론과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시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시민과 함께 호흡해야하는 행정관서의 본분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10월까지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출입기자를 비롯한 언론종사자들은 6개월간 부자연스런 상태에서 취재활동을 펼치게 됐다.

시는 브리핑 룸 폐쇄가 불러올 파장이 적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나 전면에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다.

불과 6개월 후면 익산시의 의도가 드러날 것이다. 청사 보수보강 공사가 대언론 창구를 차단하고, 통제하기 위한 악수(惡手)가 아니길 바란다. /익산=소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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