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교 철거, "소모성 논쟁 중단하자"
만경교 철거, "소모성 논쟁 중단하자"
  • 신영배
  • 승인 2015.02.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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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목천포 다리로 귀에 익은 옛 만경교 철거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만경교는 김제시 백구면 삼정리와 익산시 목천동을 연결하는 다리로, 일제 때, 김제평야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리로 알려져 있다.

기록에 따르면 1928년에 준공된 이 다리는 전주와 군산, 익산을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도로의 기능을 유지했으며 폭 4m, 길이 550m의 규모다.

지난 1988년 노후화와 새로운 다리 건설로 만경교는 철거대상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봄철 벚꽃축제를 비롯해 인근 마을주민 이용 등 여러 사정에 따라 철거가 한시적으로 보류됐었다.

이후 만경교는 시설물 안전기준 검사결과 안전진단 E등급(붕괴위험) 평가를 받아 지난 1996년부터 통행이 전면 금지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다리 관리주체인 익산국토관리청은 2014년 만경교를 철거키로 하고 현재 철거가 진행 중에 있는 가운데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는 칼럼에서 만경교가 일제수탈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다리로 규정했다. 또 6·25전쟁 당시 해병대가 설립 후 처음으로 작전을 실시했던 중요한 곳으로 지목하며 철거보다는 존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으로 들린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생각은 크게 다르다. 현재 육안으로도 확연하게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교각을 유지하고 있는 철근의 부식 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시급하게 철거작업을 마쳐햐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생각이다.

전문가들 또한 콘크리트 중성화로 인한 내부 철근 부식 등의 영향으로 Pop Out현상(팝콘모양으로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과 Spalling 현상(덩어리째 떨어져 나가는 현상) 등이 교각과 슬래브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들은 수년이내에 외부적인 영향이 없어도 자연붕괴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며 자연붕괴 될 경우 강물의 흐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등의 2차 피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특히 한 지역주민은 일제 강점기 당시에 이용됐던 다리는 논란이 되고 있는 만경교가 아니라, 현재 문화재로 등재돼 보존되고 있는 ‘새창이 다리’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의견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주민의 생각은 중앙일보가 현 만경교를 보존되고 있는 ‘새창이 다리’(만경교 하류지역에 위치)로 잘 못 인식해 존치를 주장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본지 취재결과 만경교는 회복 불능한 상태로 판단되고 있다. 옛것을 존치하고 복원해 후세들에게 일제 강점기의 수탈역사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는 만경교 존치를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역사가 깃들여져 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그것도 검증되지 않은) 기능이 전혀 없는, 미관상 매우 볼썽사나운 콘크리트 덩어리를, 자연붕괴와 2차 피해를 우려해야 하는 옛 다리 철거를 놓고 더 이상 소모성 논쟁을 중단하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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