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축구팬과 두리형에게 많이 미안하다"
손흥민 "축구팬과 두리형에게 많이 미안하다"
  • 인터넷팀 이상선 기자
  • 승인 2015.01.3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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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와 결승전에서 강 슛 날리는 손흥민

자신의 두 번째 아시안컵을 준우승으로 끝마친 한국 간판 공격수 손흥민(23·레버쿠젠)이 응원해준 축구팬들을 향해 미안함의 뜻을 전했다. 절친인 차두리(35·서울)에 대한 미안함더 감추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끈 한국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호주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의 2015 호주아시안컵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만 그런 것 아니라 선수들 모두 똑같았을 것 같다.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축구팬들에게도 죄송하지만, 개인적으로 (차)두리형 한테 더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전반전에 우리는 (곽)태휘 형의 헤딩이나, 내 발리 슛 등 더 많은 찬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결정력이 좀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반대로 호주가 공격으로 넘어와서 한 번에 잘 풀린 플레이로 한 골을 넣었다. 그 뒤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후반 막판에 다 같이 만든 골로 따라 갔는데, 기회를 끝까지 살리지 못해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9살의 나이로 지난 2011년 카타르 대회를 경험했다. 이번이 개인의 두 번째 아시안컵이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를 돌아봐 달라는 취재진의 주문에 "솔직하게 얘기하면 대회 내내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감기에도 걸렸고, 감기에 걸리다 보니 회복하는 시간이 길었고, 회복해서 돌아오니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 "몸이 편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매일 타박과 그런 것 등으로 싸워야 하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선수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경기 뒤 쓰러져 눈물을 흘렸던 것에 대해 "누가봐도 기쁨의 눈물은 아니었던 거 같다. 상당히 경기에 대한 아쉬움, 형들에 대한 미안함,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 큰 것 같다. 욕심이 많고 승부욕이 많다 보니 감정을 주체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아 어려움을 겪었다. 공격수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으로 앞으로 이런 견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그런 것이 계속 많아지면 좋은 신호라고 생각이 든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프로 선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려면 상대의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선수들한테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120분 동안 다리에 쥐가 나고, 아픈 모습 보여주고도 한 발 한 발 뛰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내가 조금 더 좋은 역할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이어 "오늘의 계기를 통해서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 다만 55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는데 마지막에 안타까웠다. 그런 부분이 실망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우려했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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