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가 23일 내정 발표 직후 야당을 찾았다.
이 내정자는 이날 청와대의 인사 발표 직전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를 드리겠다"고 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문 위원장과는 만나지 못한 채 백재현 정책위의장과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를 찾아 협조를 당부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현재 해외 체류 중이다.
이 내정자는 이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회의실을 찾아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과의 소통을 약속했가.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 인사들도 이 내정자에게 축하인사를 하면서 야당, 국민과의 소통을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인사청문회를 통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이 내정자는 "갑작스런 결정으로 잠을 못잤다"며 "야당 방을 찾은 이유도 소통을 잘 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인사했다.
그는 "야당을 이기려 하는 정부, 야당을 이기려 하는 여당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야당을 국정의 중요한 축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이 시대에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언론과의 소통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기강이 심각하다"며 "공직분야도 그렇고 민간분야도 그렇고 무너지는 국가기강을 확실히 잡지 않고서는 무엇이 됐든 동력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혹시 청문회에 통과돼서 (국무총리에) 임명된다면 지금처럼 야당을 찾겠다"며 "야당과 함께 국정 이끌어가겠다. 오히려 더 자주 야당과 함께 협의하고 상의해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의장은 이 내정자에게 축하인사를 한 뒤 "3개월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 호흡을 맞춰보니 합리적이고 야당을 존중한다고 생각한다"며 "총리로 (청문회도) 당연히 통과하겠지만 총리가 되시면 야당을 배려해주고 큰 역할을 잘 해낼 거라 본다"고 화답했다.
그는 "협치가 가능하다"며 "여야 합의에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하면서 경험이 있으니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안 수석부대표도 "그간 여당과 협상하며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다"며 "물론 영전했지만 아쉬움은 있다"고 축하했다. 또 "훌륭한 식견과 탁월한 인품, 그리고 겸손까지 갖추신 분이라 총리로 지명 받은 것"이라며 "원내대표 시절 야당을 존중했고 특히 오늘 화두는 야당과의 소통"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지난 연말정국에서 소통으로 모든 문제를 풀었듯이 난마처럼 얽힌 정국도 야당을 이해하고 국민을 보듬고 소통정치를 이어가길 바란다"며 "걸어오신 길이 젊은 시절 고위관리를 거치고 소신과 철학이 일관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책임총리로 가면 개헌에도 좀 관심 가져 달라"고 당부하면서 "야당은 현미경 청문회를 통해 (이 내정자가) 책임총리와 실천적 총리가 될 사람인지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현미경은 너무 세다. 돋보기로 해 달라"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이 내정자는 일정상 만나지 못한 문 위원장이 국회에 돌아오는 대로 다시 만날 예정이다. 해외 체류 중인 우 원내대표에게는 전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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