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 길이
미니스커트 길이
  • 전주일보
  • 승인 2015.01.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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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탄생해 영국의 록 그룹 비틀스의 노래와 함께 세계 젊은이 문화에 선풍을 일으킨 것이 미니스커트다. 1960년, 미니스커트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런던의 디자이너 마리 퀀트. 킹스로드의 자영 의상점에 내놓았더니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팔려나갔다. 퀀트가 미니스커트의 힌트를 얻은 것은 전위 그룹 비트닉스의 여성 멤버들의 스타일에서였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은 1965년 앙드레 쿠레주가 춘하 컬렉션에서 미니스커트를 채택하면서부터. 다음 시즌에는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미니를 발표했고, 이듬해는 당시의 슈퍼 모델 격인 트위기가 ‘엘’ ‘보그’ 등 세계 유수의 신문·잡지에 미니로 등장해 스커트 혁명을 일으키면서 20세기의 스타일로 정착했다.

이후 스커트는 여성의 무릎 높이를 기준으로 무릎 위와 아래를 오가면서 유행을 반복하고 있다. 무릎 위의 ‘노출도(露出度)’도 유행 시기와 연령층에 따라 무릎 위 5㎝에서 25㎝라는 초미니까지 다양해져 매스컴이 그 한계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고, 이 때문에 ‘미니스커트 기하학’이라는 새 용어도 등장했다.

‘미니스커트 기하학’은 미니를 입고 계단을 오를 때 속옷이 보이는 한계를 미니스커트의 길이와 계단의 각도 등으로 계산해 스커트 길이의 한계를 정의한 것. 이 스커트 길이의 한계를 ‘방어선’이라 부르고 있는데 이 ‘방어선’의 계산에는 허리에서 다리까지의 스커트 길이와 힙 둘레, 그리고 보는 사람의 눈 높이도 함께 계산된다.

이 계산에 따르면, 미니스커트의 길이가 32㎝일 때 ‘속옷 방어선’은 계단과 거의 평행하지만, 길이가 30㎝일 때는 ‘속옷 방어선’이 뒤따르는 사람과의 거리가 멀어지면 드러나게 된다. 곧 32㎝와 30㎝ 사이가 ‘속옷이 보인다, 보이지 않는다’의 분수령이 된다는 얘기다.

‘보이고 안보이고’는 본시 이 미니스커트가 갖고 있는 미묘한 매력 가운데 하나다. 그 매력을 앞세워 요즘은 ‘겨울’을 활보하는 여성들이 미니로 유례없는 불황에 도전하고 있다. 경기 침체 때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일부에서는 15㎝ 초미니까지 등장했는데 이쯤 되면 뒤에서 계단 오르기가 민망해지는 수준. 힘들어질수록 우울하고 답답한 분위기에 빠지기보다 자신을 발랄하게 돋보이고 싶은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미니가 더 짧아지면 숨막히는 이 불황의 터널도 짧아질까.  

김갑제/무등일보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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