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쌀 관세율 513% 합의…농민단체 난입해 계란 투척
당정, 쌀 관세율 513% 합의…농민단체 난입해 계란 투척
  • 고주영
  • 승인 2014.09.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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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관세화 놓고 與 "불가피" 野 "식량주권 포기"

새누리당과 정부는 18일 쌀시장 개방에 따라 수입쌀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513%로 산정키로 합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귀빈식당에서 '쌀 관세화' 관련 당정협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쌀 시장 개방에 따라 수입쌀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513%로 산정키로 했다"고 보고한데 대해 새누리당도 동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이라고 밝힌 이들이 당정협의회 장에 난입해 계란과 고춧가루를 투척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면서 회의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이라고 밝힌 이들 10여명은 회의 중이던 김무성 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 등을 향해 계란을 던지고 고춧가루를 뿌렸다.

김 대표 등은 이들이 던진 계란에 직접 맞지는 않았으나 계란이 책상에 떨어지는 등 사방으로 튀면서 일부 내용물이 옷에 묻었다.

이 장관이 "정부에서 책임감있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진정시켰지만 이들의 격한 항의는 진정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들을 향해 "여러분들 퇴장해달라"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고, 이들은 "못나간다"며 버텼다.

김 대표는 이어 "나한테 언제든지 얘기하면 되지 않느냐. 폭력행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라고 요구했으나, 이들은 "어디서 큰 소리냐. 폭력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이 쌀 관세화 문제와 쌀 발전 문제를 농민과 국민에게 알리지도 않고 비밀스럽게 진행했다"며 "야당 국회의원에게는 알리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30여분간 실랑이가 이어진 끝에 결국 전농 회원들은 국회 방호원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장내가 정리된 뒤 이어진 회의에서 이 장관은 "전농 분들이 와서 여러 얘기를 했는데 전농까지 참여한 쌀산업 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지금까지 여섯 차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WTO 체결 과정에서 관세를 높게 설정할 수 있도록 정부의 513% 관세율에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쌀 산업 발전 대책을 충실하게 만들어 농민들의 우려를 잠재워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날 정부와 새누리당이 쌀 시장 전면 개방에 따른 쌀 관세율을 513%로 확정한 것과 관련, "식량 주권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쌀 관세화에 대한 보호대책으로 고율관세를 유지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실질적인 대책도 없고 농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밀실에서 관세율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농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쌀 관세화 관련 법제화와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쌀시장 개방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사무처는 이날 새누리당과 정부의 당정간담회에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난입해 회의 진행을 방해한 사건과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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