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의회 짜고 치는 고스톱 안될 말
남원시의회 짜고 치는 고스톱 안될 말
  • 전주일보
  • 승인 2014.07.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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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대 남원시의회(시의장 장종한) 전반기가 지난 7일 개원했지만, 짜여진 각본대로 형식적인 의장단을 선출했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개원을 앞둔 남원시의회는 원 구성을 놓고 16명 가운데 10명으로 과반의석을 차지한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이 무소속 의원들의 투표권을 무시한 일방통행적 행태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의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의장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정설이다.역대 남원시의회는 관례로 원 구성 때 의원 간 합의를 이끌어내며 ‘소통’ 행보를 펼쳐왔었다.하지만 7대 의회는 과반의석을 차지한 새정연 의원들이 이미 내정진 의원들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에 모두 단독 입후보한 가운데 치러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6시 마감된 남원시의회 의장, 부의장 접수에 시의장 1명, 부의장 2(박문화, 양해석)명이 신청했지만, 지난 7일 양해석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사퇴했다.

결국 제7대 의장단 선거와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김승곤 의원과 양해석 의원을 동정하는 여론도 비등했지만, 의원 간 자리싸움으로 비친 모습엔 두 의원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회가 새정연의 독주 속에 험난한 일정을 예고하며 집행부 견제보다는 정파 싸움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쉬운 점은 사고(思考)가 열린 새정연 시의원들이라면 본회의장에서 각자 소신을 피력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했다는 점이다.

비록 낙선할망정 치열한 경쟁을 통해 누가 적합한지, 문제는 없는지 판단할 ‘공론의 장’을 새정연 스스로 ‘패거리 정치’로 전락시켰다.

통상 다선의원이 맡아왔던 시의장은 공식 서열상 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승용차와 기사, 월 223만 원씩 업무추진비가 제공된다.

또 30여 명의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권과 약 12억 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부의장 역시 월 110만 원씩 업무추진비가 제공된다.이런 자리를 양보한 새정연의 속내는 무소속 재선 의원들의 의장단, 상임위원장 진출을 막기 위한 계략이 엿보인다.

이들은 지난달 자체 회의를 열고 의장과 부의장을 결정했다. 결국 7일 본회의장에서 선출은 요식 행위였다.

또 10일 실시되는 3개 상임위원장 선거 역시 독주가 예상된다.

남원시의회가 새정연 일색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한다고 치더라도 재선 무소속 의원을 배려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남원시의회 양해석 의원과 김승곤 의원은 지난 7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동반 퇴장했다.

이날 양 의원은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은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기능인데 특정 정당이 집행부 시장과 지방의회 의장단을 장악한 구조에서 과연 이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수당의 횡포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의회 일정에 동참할 수 없다”며 새정연 독식을 우려했다.

견제가 없는 정치는 발전도, 기대도 할 수 없다.

일당독주의 정치를 하겠다는 욕심을 내비치고 있는 새정연 의원들, 이제 오는 10일 예정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그들이 시민을 위한 결단을 해야 한다는 것은 단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남원=이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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