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엉망>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엉망>
  • 임현철
  • 승인 2007.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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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가 무주 태권도공원조성 홍보와 태권도 세계화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수억 원의 혈세만 낭비한 일회성 행사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엑스포를 주관했던 엑스포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의 형식적인 프로그램 내용과 진행 등 준비 부족에 대한 도민들의 비난이 일고 있다. 
전북도와 전주시, 무주군, 대한태권도협회가 주최하고 조직위가 주관한 제1회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가 세계 40여 개국 총 1,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29일 폐막했다.
이번 엑스포에는 전북도가 3억 원, 전주시 2억 원, 무주군 2억 원, 국민체육진흥공단 2억 원 등 총 9억여 원을 투입됐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예산을 투입한 엑스포가 당초 취지와 달리 문화 체험 및 산업시찰이라는 모호한 프로그램이 들어가면서 참가자들조차 엑스포 개념에 대한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태권도공원조성의 근거인 특별법안이 국회 법사위 심의에서 계속 미뤄지고 사업 예산의 타당성 검토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많은 예산을 들일만큼 엑스포 개최가 시급한 행사였느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조직위가 마련한 행사 프로그램 절반이 문화 체험 및 산업시찰로 짜이면서 외국인들을 초청해 ‘공짜 전북관광’을 시켜준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행사 준비기간이 3개월 정도로 짧아 행사 진행 과정에서 갖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행사장 또한 전주와 무주 등 2곳으로 이원화되면서 행사의 일관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전주의 경우 엑스포 개막식이 열렸던 행사장에 외국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참가자들이 큰 불편을 겪는 등 ‘세계태권도 만국 박람회’를 무색케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엑스포는 태권도공원이 조성되는 무주에서 매년 각국의 태권도 선수와 사범들을 초청해 열고 있는 ‘세계태권도 한마당’ 등 도내에서 개최했거나 개최할 예정인 태권도 관련 행사와 별반 다른 것이 없는 ‘중복 축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주부 강모(43?전주시 서신동)씨는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에 많은 기대를 걸고 참여했지만 그동안 도내에서 개최했던 다른 축제 그 이상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이 많은 예산을 들여 왜 이런 축제를 반복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에 참여했던 재미동포 박모(39)씨는 “태권도인으로서 오랜만에 고국에 와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면서도 “박람회치고는 너무 형식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남규 사무국장은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를 개최하기로 결정할 때부터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면서 “지자체가 ‘축제를 위한 축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사전에 엄격한 심사를 거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임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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