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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바바리코트를 사랑한다
장롱 안을 살피는 아내의 어깨너머로 누렇게 바랜 바바리코트가 반갑게 다가온다. 그 순간 가슴 저 밑으로부터 가벼운 흥분이 인다. 타다 남은 젊은 날의 낭만이 아직 내 몸 어딘가에 조금쯤은 남아있다는 말인가.서울에서 공무원으로 취직한 아들이 첫 월급으로
전주일보   2018-08-09
[수필] 멀리두기엔 너무 가까운
문자메시지가 왔나 알아보려고 호주머니를 더듬었으나, 있어야 할 휴대전화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옆자리의 아내도 놀란 듯 내 가방을 구석구석 살펴보았지만 헛일이었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 안의 푹신한 안락과 가뿐한 기분이 한순간에 날아갔다.3
전주일보   2018-07-26
[수필] 모시 옷
연일 폭염 주의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치 푹푹 삶는 듯 덥다. 더위에 헐헐거리며 안절부절못하자 아내는 장롱을 뒤져 허름한 옷 한 벌을 내 놓는다. 중년 즈음의 어머니가 내게 지어 주셨던 하얀 모시옷이다. 30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옷이지만, 잘 손
전주일보   2018-07-19
[수필] 반딧불 헤는 밤
물소리, 산새 소리, 개구리 소리, 반딧불이 등 섬진강 강가에는 여름 풍경이 가득하다. 그중에 으뜸은 우리에게 개똥벌레로 더 익숙한 반딧불이다. 그들은 나지막이 날아다니며 어디론가 열심히 반짝반짝 빛을 보내고 있다. 아마도 사랑의 신호이고 그들만의 언
전주일보   2018-07-12
[수필] 떠날 수 없는 여행
가정의 달과 겹쳐 열흘간의 연휴를 얻었다. 출근을 시작한 이후에 매주말 이외에 단 3일도 쉬어본 일이 없던 내게 정말 소중한 휴식과 충전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오래전에 자전거로 장거리 여행을 꿈꿔왔던 나는 며칠 전부터 지도를 보아가며 출발날짜를 손꼽
전주일보   2018-07-05
[수필]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죽음이 경험할 대상일 수 있는가. 죽음을 경험한 순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기에 경험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이 전 생애를 살아가는 일은 순간순간이 모두 시간을 배경으로 본다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날그날의 식사와 사용하는 언어가 그렇고 신발 끈을 고쳐
전주일보   2018-06-28
[수필] 행운(幸運)
행운, 날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람이다. 아가씨는 멋진 남자의 만남을 기대할 것이고, 가게 주인은 최고의 매출을 생각할 것이며, 이도 저도 없는 백수는 공돈이나 복권 당첨을 그려볼 것이다.나는 그런 행운을 생각할 때마다 어릴 적에 공원 가는 길에서
전주일보   2018-06-25
[수필] 애마의 푸른 꿈
처음 만나던 그날, 그의 모습은 유려했다. 한 점 흠결 없이 미끈한 외양은 도공의 손으로 빚어진 자기와 같았다. 우유 빛 정장을 맵시 있게 차려입은 청년 모습 그대로였다. 곡선과 직선을 황금률로 어울린 날렵한 자태는 아폴론의 태양마차처럼 눈부셨다.지금
전주일보   2018-06-14
[수필] 땀에 절은 사탕
“내일이 어머니 기일이라 산소에 다녀오려고요,”동생의 전화다. 어머니는 13년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는 먼저 내 손을 보게 된다. 내 왼손 손가락 세 개는 세 마디가 없다. 여섯 살 때 소꿉놀이를 하다 작두에 잘렸기 때문이다
전주일보   2018-06-07
[수필] 산수유, 실눈 뜨던 날
추위가 한풀 꺾여 포근해진 오후 시간 속을 걸었다. 개구리가 잠을 털고 나온다는 경칩도 지난 그 날, 웅크렸던 대지에 내리는 햇볕은 은혜처럼 포근했다. 길가 볕 바른 자리에 선 산수유 가지에 수수 알만큼이나 작은 알갱이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알갱이마
전주일보   2018-05-31
[수필] 야생 고양이와 소통하다
나는 고양이를 싫어했다. 고양이의 표독해 보이는 두 눈과 소름 돋는 야옹소리를 들을 때마다 머리끝이 곤두서기 때문이다. 예전에 보았던 ‘전설의 고향’에서의 복수 장면과 끔직한 배경음에 오금이 저렸던 기억도 고양이에 대한 혐오감을 보탰을 것이다. 작은
전주일보   2018-05-24
[수필] 식목일에 마신 설주(雪酒)
이른 아침부터 초여름 날씨가 기웃거렸다. 옛 직장동료들을 만나기 위해 걷는 발걸음은 가볍고 상쾌했다. 덕진공원 호반 길을 지나니, 담장을 걷어 내고 만든 산책로에 핀 봄꽃이 환한 얼굴로 방긋방긋했다. 아직은 아침잠이 덜 깬 듯 보였다. 50년 전, 긴
전주일보   2018-05-17
[수필] 교두각시를 내 품에
5월의 하늘은 참으로 맑고 푸르던 날 집을 나섰다. 사방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바람 따라 꽃길 따라 쉬엄쉬엄 달리다 보니 당도한 곳은 마이산의 북부 주차장이다.가위 박물관이 눈에 들어왔다. 진안에 가위박
전주일보   2018-05-10
[수필] 아름다운 동행
한적한 벤치에 앉아 홀짝홀짝 캔 커피를 마신다. 참 처량하다. 혼자 산책을 나선 것이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거늘, 오늘따라 왜 느낌이 이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이와 싸웠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의 마음속에 스며 있어 언제
전주일보   2018-05-03
[수필] 널문리의 ‘새로운 평화’를 위하여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의 남북정상회담이 오늘 열린다. 주제의 의미처럼 오늘 ‘새로운 평화’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피어오를 것을 나는 믿는다. 판문점의 원래 이름은 ‘널문리’라고 한다. 임진왜란 때, 잘난 선조 임금이 국난
전주일보   2018-04-26
[수필] 자운영 꽃 물든 순희
봄에는 여러 가지 꽃이 피고 진다. 그 많은 봄꽃 중에도 나의 마음을 애잔하게 하는 꽃이 있다. 지금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으나, 내 어린 시절에 이맘 때 쯤 이면 들판에 지천으로 피었다. 늦은 봄 논갈이가 시작되기 전, 꽃 바다를 이루어 너울너울
전주일보   2018-04-19
[수필] 삶의 끝자락을 걸으며
순백의 면사포를 드리우고 기도하는 듯 청순한 목련이 민낯을 드러낼 즈음이면, 천주교 전례력으로는 사순시기가 된다. 올해는 우수 경칩이 지나고서야 날씨가 풀렸다. 살가운 바람이 포근한 손길로 얼굴을 쓰다듬듯 스쳐갈 때에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었
전주일보   2018-04-12
[수필] 섬진강 다슬기 맛
“임실에서 다슬기탕 맛있게 하는 식당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임실에서는 어디를 가든 다슬기탕은 맛있어요.” “어디 한 곳만 콕 집어 알려주기 곤란하다면 그냥 영숙 씨가 자주 가는 집으로 알려줘 봐요.”이럴 때 참 난감하다. 가끔 내가 맛있게 먹
전주일보   2018-04-05
[수필] 짝을 찾는 봄나들이
카톡으로 한 친구는 등산 중 산을 배경삼아 찍은 자기의 사진을 보내왔다. 다른 한 친구는 화려한 꽃무늬에 봄의 찬가와 인사말을 올린 그림을 실었다. 생동하는 봄의 초입에서 나름대로 한 친구는 몸으로, 다른 친구는 봄에 물든 마음으로 봄을 마중하는 모습
전주일보   2018-03-29
[수필] 봄이면 생각나는 눈매
춘분날에 함박눈이라니, 좀 과하다 싶다. 해마다 이맘때면 꽃샘바람이 불고 꽃샘추위가 심통을 부려왔지만 올봄은 더 유난하다. 봄은 그 옛날 내가 혼자 애태우며 좋아하던 갈래머리 여학생처럼, 내 가슴을 온통 흔들어놓는 계절이다. 조금 암팡져 보이고 눈매가
전주일보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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