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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자운영 꽃 물든 순희
봄에는 여러 가지 꽃이 피고 진다. 그 많은 봄꽃 중에도 나의 마음을 애잔하게 하는 꽃이 있다. 지금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으나, 내 어린 시절에 이맘 때 쯤 이면 들판에 지천으로 피었다. 늦은 봄 논갈이가 시작되기 전, 꽃 바다를 이루어 너울너울
전주일보   2018-04-19
[수필] 삶의 끝자락을 걸으며
순백의 면사포를 드리우고 기도하는 듯 청순한 목련이 민낯을 드러낼 즈음이면, 천주교 전례력으로는 사순시기가 된다. 올해는 우수 경칩이 지나고서야 날씨가 풀렸다. 살가운 바람이 포근한 손길로 얼굴을 쓰다듬듯 스쳐갈 때에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었
전주일보   2018-04-12
[수필] 섬진강 다슬기 맛
“임실에서 다슬기탕 맛있게 하는 식당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임실에서는 어디를 가든 다슬기탕은 맛있어요.” “어디 한 곳만 콕 집어 알려주기 곤란하다면 그냥 영숙 씨가 자주 가는 집으로 알려줘 봐요.”이럴 때 참 난감하다. 가끔 내가 맛있게 먹
전주일보   2018-04-05
[수필] 짝을 찾는 봄나들이
카톡으로 한 친구는 등산 중 산을 배경삼아 찍은 자기의 사진을 보내왔다. 다른 한 친구는 화려한 꽃무늬에 봄의 찬가와 인사말을 올린 그림을 실었다. 생동하는 봄의 초입에서 나름대로 한 친구는 몸으로, 다른 친구는 봄에 물든 마음으로 봄을 마중하는 모습
전주일보   2018-03-29
[수필] 봄이면 생각나는 눈매
춘분날에 함박눈이라니, 좀 과하다 싶다. 해마다 이맘때면 꽃샘바람이 불고 꽃샘추위가 심통을 부려왔지만 올봄은 더 유난하다. 봄은 그 옛날 내가 혼자 애태우며 좋아하던 갈래머리 여학생처럼, 내 가슴을 온통 흔들어놓는 계절이다. 조금 암팡져 보이고 눈매가
전주일보   2018-03-22
[수필] 진정한 나의 봄
지난겨울은 무척이나 추웠다. 내 어릴 적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쩍쩍 달라붙던 그 때의 추위를 무색케 했다. 한반도 상공에는 영하 50도의 한랭 기단이 머무르고 있어 북극의 빙하지대보다 기온이 낮다고 했다. 몇 십 년 만에 처음 보는 추위라고 혀를 내둘
전주일보   2018-03-15
[수필] 화롯불로 추억을 소환하다
희붐하게 밝아오는 새벽길을 따라 집을 나섰다. 아직 날이 다 밝기 전이지만 꽤 많은 사람이 사선대 주변을 달리고, 걷고, 경보까지 다양한 행태로 건강을 지키려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나는 단조롭게 아스팔트 위에서 뜀박질하는 게 싫어서 산행을 시작했다.
전주일보   2018-03-08
[수필] 눈 내린 날 빙판길에서
새해 들어선 눈이 자주 내리니 겨울 같아서 좋다. 겨울의 느낌은 추위에서 비롯되지만, 하얀 눈이 내려야 겨울 맛이 나는 게 사실이다. 집 앞의 눈을 치워야 하고, 도로가 질퍽거리며 자동차가 거북이걸음을 할 때는 짜증이 날수도 있다. 하지만, 눈 내리는
전주일보   2018-02-22
[수필] 눈에 대한 동화
나는 네 계절 중 겨울이 가장 싫다. 무엇보다 추위의 칼날이 내 몸에 스치면 괴롭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나름대로 좋아할 이유를 내세워 겨울의 찬가를 노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람결에 차가운 냉기가 나에게 퍼부어질 때마다 나는 오싹 떨면서 이
전주일보   2018-02-08
[수필] 야멸차고 독한 내 마음 보자기
어쩌다 내가 이렇게 야멸찬 사람이 되었을까? 건조한 실내공기에 잠이 깨어 가습기 물을 보충하고 다시 자려했지만 잠들 수 없었다. 퇴근길에 눈이 퍼붓는 아래서 본 아파트 상가의 불 꺼진 과일가게의 어두운 광경이 자꾸만 눈에 보여서이다.그날, 가장 춥고
전주일보   2018-02-01
[수필] 웬수 위해 차리는 밥상
어머니께서 무릎관절 수술을 받으신 지 4일째 되는 날이다. 다리는 통나무처럼 부어 퉁퉁 부어 며칠째 잠을 설치셨다. 당신 몸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오직 자식 위해 사셨던 어머니의 삶의 흔적이다. 어머니도 어지간히 세월의 파도를 탔나 보다. 손에, 얼굴
전주일보   2018-01-25
[수필] 변신
우리주변에는 새로운 형태로 변신하여 아름다운 가치를 창조하거나 생활에 이로움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이 있다. 나무는 계절마다 변신하며 인간에게 여러 가지 뜻깊은 의미를 선사한다. 봄에는 예쁜 꽃을 피워 아름다운 감성을 자아내게 하고, 여름에는 짙은 신록
전주일보   2018-01-18
[수필] 뭣 좀 안다는 나이에
해가 바뀌며 새해에 거는 기대에 부푼 가운데 차갑고 매서운 겨울 날씨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TV에만 매달리는 신세가 되었다. 채널을 옮기다 보니 KBS의 아침마당이 귀와 시선을 사로잡았다. 내용인즉슨 ‘가족이 탄 배가 전복하는데
전주일보   2018-01-11
[수필] 생명줄
‘줄을 서다’를 말할 때 우리는 질서를 떠올린다. 어린 시절 마을에서, 학교에서, ‘앞으로 나란히’ 하며 줄을 섰던 기억이 있다. 질서를 지킨다는 게 무언지 모르면서도 그렇게 하는 모습이 우리 모두를 곧고 바르게 이끈다는 생각이 있었던 듯싶다. 그런
전주일보   2018-01-04
[수필] 변하는 것에 대하여
계절이 변하듯 우주의 천지만물은 쉼 없이 변한다. 처음 그대로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계절처럼, 쉬지 않고 달리는 시간처럼, 눈에 보이도록 빠르게 변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바위처럼 인간의 짧은 수명으로는 변화를 감지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전주일보   2017-12-28
[수필] 남편의 애첩
남편이 애첩을 집에 들였다. 그리고 나는 배알도 없이 그 애첩과 함께 산다. 비록 안방 차지는 내가 하고 있지만, 애첩보다 사는 환경은 훨씬 열악하다. 햇빛이 많이 들면 애첩이 사는 데 지장이 많다며 창문에 차광막을 쳐서 집안은 늘 어두컴컴하다.더운
전주일보   2017-12-21
[수필] 제라늄 사랑
우리 집에서도 베란다에 화초를 기른다. 봄에 팬지와 군자란을 시작으로 가을에는 국화까지 꽃을 피워, 베란다를 작은 꽃밭으로 꾸며준다. 내가 그들에게 베푼 만큼 그들도 내게 아름다움과 그윽한 향기로 보답한다.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부리거나 손길이 소홀하면
전주일보   2017-12-14
[수필] 김장이 쉬워졌다.
요즘 들어 심통이 자주 온다. 무거운 걸. 들거나 바삐 걸어 어디를 간다거나 여하튼 마음이 조급하면 심통이 심상치 않다. 작년에는 이렇게 까지 힘들지 않았는데 올 여름 더 심해졌다. 여름날에 밭고랑에 엎어져 풀을 뽑을라. 치면 한참씩 심통이 와서 땀을
전주일보   2017-12-07
[수필] 어머니의 텃밭
농가에 딸린 텃밭은 농촌의 삶을 갈음하는 중요한 터전이다. 농촌의 하루 일과는 텃밭을 살펴보는 일로 시작하여 원거리 밭과 논으로 확대된다. 새벽에 일어나면 맨 먼저 텃밭에 눈길을 주어 작물들을 살피는 일상이 습관화되어 있다. 집 안팎에 텃밭이 있는 농
전주일보   2017-11-30
[수필] 꽃 비빔밥
가을이 깊어진 지지난주에 ‘2017 원로 보이스카우트의 연찬회’가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제일관광호텔에서 진행되었다. 1박2일 일정가운데 근처의 ‘맹씨 행단’과 ‘세계꽃식물원’을 방문했다. 찬란하게 물든 낙엽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찾
전주일보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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