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0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봄이 오는 금오산에서 봄이 오는 금오산에서 가시가 찌르듯 날카롭던 추위가 한풀 꺾였다. 가녀린 샛마파람이 스며드는가 했더니 위세 등등하던 추위를 비집고 봄빛이 내려앉았다. 밤새 몰래 온 손님처럼 기척 없이 온 봄이다. 봄은 얼어붙은 강물을 풀고 골짜기에 알알이 박힌 얼음을 녹여 잠든 산천을 깨우고 새싹을 틔우느라 지친 몸을 대지에 뉜다. 봄소식에 들썽거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해 남녘으로 향했다. 내려가는 길목에도 봄은 솜털 같은 촉수를 내밀고 있었다. 먼저 도착한 곳은 남해의 돌산도 끝자락 금오산이다. 금오산은 남해를 바라보며 마치 병풍처럼 길게 자리하고 있는데 산과 바다가 수필 | 김규원 | 2022-03-03 14:21 결혼의 조건 결혼의 조건 결혼이란 두 사람이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발걸음은 가볍게 즐거운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런 결혼을 누구는 남들이 하니까 하고, 누구는 매일 밤 집 앞까지 바래다주면서 헤어지기 싫어서 하고, 누구는 정말 사랑해서 하루라도 안 보면 눈에 가시가 돋을 것 같아서 한다는 등 그 이유도 다양하다. 다양한 이유만큼이나 결혼에 대한 조건도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사랑만 있으면 나머지는 다 극복할 수 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경제력이 먼저고 사랑은 두 번째라고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성격과 인성을 중요시하며 또 어 수필 | 전주일보 | 2022-02-24 15:21 “눈 오네!” “눈 오네!” 이번 겨울엔 눈다운 눈을 못 보겠거니 했다. 그런 내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오후부터 눈이 조금씩 내리더니 새벽에 이르도록 내리고 있다. 창을 열고 밖을 보니 하얗다. 기다리던 눈을 모르는 체하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늦게 잠들어 잠이 고팠지만, 오랜만에 내린 눈이 날 부르는 걸 외면할 수는 없었다. 집을 나서 새벽 시간, 눈이 소복이 내려 있다. 동녘이 희붐해질 시간이건만 눈구름이 덮여 세상이 캄캄하다.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인근 근린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공원 산책로엔 가로등 불빛이 새 수필 | 전주일보 | 2022-02-17 15:46 처음처음이전이전123456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