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745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고로쇠나무 잔설이 가득한 골짜기와 발밑에서 올라오는 봄 사이에서고로쇠나무가 수액을 토하고 있네젖줄이 하나씩 꽂혀 있는 상처 깊은 나무였네수액은 한두 방울씩 뚝뚝 떨어지면서속내를 내보이는싱싱한 육신의 경전이었네한 평생 뼈를 우려낸 수액은 뼈를 붙이고죽을 때 까지 살을 끓여 낸 수액은 곪은 뼈를 치유해 주는골리수骨利水였네고로쇠나무가 수액을 토해낸 뒤 나무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듯이나 또한 누군가를 위하여내 몸에 상처를 내 골수를 뽑아주고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네한 잔의 고로쇠 수액을 마시면서 사람답지 않게 살아온 날들용서 빌어야 한다네ㆍ 운장산 정성수의 힐링노트 | 전주일보 | 2020-02-16 14:04 덤으로 받은 생명의 시간 덤으로 받은 생명의 시간 지난달 23일, 설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이다. 집에 돌아왔는데 몸이 찌뿌듯한 게 아무래도 정상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감기나 몸살을 앓아 본 일이 없는데 갑자기 불편하다. 더구나 최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왔다는 뉴스가 있었던 터라 께름칙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일은 그날 오후에 한가하여 당구장에 갔는데 명절을 앞두고 사람이 많았고 마스크를 쓴 사람도 보였던 생각이 뒤를 잡아당겼다.몸이 나른하고 피곤하여 일찍 자리에 누웠다. 얼마쯤 지났을까. 잠에서 깨었는데 으스스 추운 느낌과 열이 나는 듯싶고 몸이 무겁 수필 | 전주일보 | 2020-02-13 15:14 방학 계획 방학 계획 방학식날계획표를 만들고가벼운 발걸음으로집으로 달려간다매 방학마다 그렇듯이번에도 꼭꼭 약속했어절대로 절대로지킬 수 없는 계획표랑내일이 개학이네언제나 그렇듯아무것도 지키지 못했어그래도 또다음에는 꼭 지킬거야또 다짐하는 나 학생들이 방학 때마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방학생활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동시를 읽어보니 노은 어린이가 겨울 방학을 앞두고 방학식날 계획표를 만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꼭 지킬 것을 굳게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때처럼 지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꼭 지킬 거라고 또 하송의 동시나라 | 전주일보 | 2020-02-11 17:24 용담호 겨울이 왔다명경 같던 호수가 얼어붙었다산 그림자는 산 뒤로 숨고물고기들은 바닥에 배를 깔았다얼음 위로 쏟아지는 달빛이 차다호수에 금가는 소리쩌엉∼쩌엉∼밤새도록내 가슴을 그어대고 있었다오기로 보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ㆍ 용담호 : 전북 진안군에 위치하며 저수량은 8억1500만㎥, 둘레 64km인 호수용담호龍潭湖는 전라북도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의 금강 상류에 다목적댐으로 건설함으로써 생긴 인공 호수다. 겹겹이 산줄기에 싸여 두메산골이라는 ‘무진장(무주·진안·장수)’ 3군의 틈에 끼여 있는 용담호는 풍광 그만이다.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정성수의 힐링노트 | 전주일보 | 2020-02-09 14:19 귀성(歸省) 귀성(歸省)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 음력으로 섣달그믐이다. 벌써 민족의 대이동은 시작된 것 같다. 교통체증과 혼잡을 피해서 서둘러 일찍 떠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서울에서 전주까지 9~10시간 걸리던 것이 고속도로 확장과 고속철도, 청년 인구 감소, 역귀성 등으로 지금은 4시간 남짓으로 줄었고, 귀성 인파도 따라서 준 듯하다. 언제든 2시간 남짓이면 전주까지 올 수 있으니 기를 쓰고 귀성해야 할 이유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나이 탓인지 이른 아침부터 전화기 벨 소리에 민감한 반응이 일었다. 서울에 사는 큰애 소식이 궁금해서다. 어째 돌아가는 수필 | 전주일보 | 2020-02-06 14:32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3132333435363738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