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해마다 피는 꽃이 아니듯이…” “해마다 피는 꽃이 아니듯이…” 북아메리카 나바호족들이 쓰는 언어 중에 ‘호조-Hozho'라는 낱말이 있다. 이 말에는 “아름다움, 건강, 선함, 조화, 행복”을 동시에 뜻한다고 한다. 참으로 함축하는 의미가 다양하고 뜻이 깊은 어휘다. 누구는 언어가 세련되지 못한 상태의 미분화된 원시 부족들의 말투라고 치부해 버릴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매우 효과적인 언어생활의 반영이라고 환호할 수도 있겠다. 또 누군가는 이런 말을 일상어로 쓰는 나바호족들의 심성이 순수하고 선할 것이라고 짐작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어느 편이든 이렇게 단 한마디 말에 인간이 바라마지 않는 ‘모 좋은시 좋은 삶 | 전주일보 | 2024-04-22 09:08 “한 잎 한 잎이 모여 한 나무가 된다” “한 잎 한 잎이 모여 한 나무가 된다” 한 사람의 머리카락은 몇 개나 될까? 별 것을 다 궁금해 한다고 지청구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탈모가 너무 심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소중해 그 숫자를 헤아려 봄직하다. 실제로 사람의 머리카락은 하루에 50모에서 100모 정도가 빠지고, 머리카락 수명이 2년에서 7년은 간다고 한다. 이렇게 없어지고 새로 자라는 모발이 약 2만 5천모에서 4만모 정도라고 하니, 머리카락이 끊임없이 나고 자라며 빠지는 것은 당연한 모양이다.봄이면 죽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나무마다 새잎이 돋아난다. 사람들은 날씨가 변하는 것을 좋은시 좋은 삶 | 전주일보 | 2024-04-15 16:43 “인생 봄날은 휘모리로 간다” “인생 봄날은 휘모리로 간다” 어느 호사가가 봄이 오는 속도를 측정해 봤다고 한다. 그 결과 시속 4km로 온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어떻게 계산했을까, 하는 궁금증보다 그런 발상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 속도라면 보통 사람의 걸음속도에 해당하니, 봄의 걸음 치고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로 여겨진다. 이렇게 봄이 발걸음을 하고 오는 것이라면, 그 빠르기가 있을 것이다. 빠르기라면 당연히 속도를 측정할 수 있을 터이다. 그래서 ‘봄의 속도’를 계산해 본 모양이다. 궁금한 것은 그냥 참고 넘기지 못하는 호사가의 열정이 즐겁다. 하지만 봄이 꼭 좋은시 좋은 삶 | 전주일보 | 2024-04-08 11:10 “시간이 가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가 간다” “시간이 가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가 간다” 내 시는 항상 나를 바라본다. 시선詩線이며, 심안心眼이다. 그래서 시인을 견자見者라 했을 것[랭보]이다. 직관은 언제나 심안으로부터 온다. 관찰과 관조를 헛갈려하는 독자에게, 육안과 심안의 차이를 그의 손에 쥐어줄 수 없으며, 직관이 왜 감각과 사유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지 설명할 길이 옹색하다. ‘시간이 간다’고 한다. 화살이나 쏜 화살을 개입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육신의 눈-관찰하는 눈길로는 가는 시간의 화살을 잡을 수도,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심안으로 관조하니 가는 것이 시간이 아니라 바로 ‘내가 간다.’ 물론 무딘 감각의 파 좋은시 좋은 삶 | 전주일보 | 2024-04-01 15:27 “시심詩心, 꽃을 심는 마음” “시심詩心, 꽃을 심는 마음” 매년 봄이 오면 종묘상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겨우내 온실에서 가꿔져 꽃망울을 터뜨린 꽃모종들을 보면, 정겨운 사람과 오래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기분이 든다. 꼭 꽃을 사들이고 싶어서 종묘상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은 아니다. “아니, 겨울이 언제 물러갔다고 저렇게 벌써 반긴단 말인가!” 꽃들이 아는 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으리라. 내심 반가운 마음에 인사라도 건네고 싶은 심정이었으리라. 들어간 김에 이 꽃 저 꽃 들여다보며 인사를 건넬라치면 그냥 돌아서기가 여간 미안한 것이 아니다. 나도 모르게 한 포기 두 포기 꽃모종이 손에 좋은시 좋은 삶 | 전주일보 | 2024-03-25 15:28 “삶은 슬기와 사랑의 이중주다” “삶은 슬기와 사랑의 이중주다” 우리가 자주 입에 올려 쓰는 말에 차례를 매긴다면 ‘사랑’이란 낱말도 메달감은 될 것이다. 희망, 평화, 하늘, 봄, 눈보라, 오솔길, 우정, 별, 어머니, 아기, 그리움 … 등 명사만을 놓고 보아도 어느 말에 금메달을 주어도 듣기 좋은 말들이다. 여기에 동사나 형용사 등을 순위에 넣는다면 순위 매기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사랑이란 말 때문에 이런 상상을 해봤다. 이 말은 우리가 즐겨 자주 입에 올리는 순위를 매긴다면 아마도 금메달감이 틀림없을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부부 사이에 “사랑해요!”라는 말을 자주 하지 않으면 이혼 사 좋은시 좋은 삶 | 전주일보 | 2024-03-18 15:31 처음처음1끝끝